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 장편 ‘카산드라의 거울’, 인기몰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 장편 ‘카산드라의 거울’, 인기몰이

  • 박현숙 기자
  • 승인 2010.12.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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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 ‘카산드라의 거울’(전 2권)이 지난주 11위에서 4위(교보문고)로 뛰어올라 상승세를 타며 인기몰이 중이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카산드라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전혀 모르는 고아 소녀다. 자폐증이 있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녀에게는 특별하게도,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이 있다. 고아 기숙학교에서 지내던 그녀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한밤중에 탈출을 한다. 거리를 헤매던 그녀가 흘러 들어간 곳은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네 명의 괴짜 노숙자를 만난다. 왕년의 외인부대원, 전직 에로 영화배우, 한때의 아프리카 흑인 주술사, 그리고 어디에서도 조국을 찾지 못한 한국인 컴퓨터 천재 김예빈이다. 세상을 등지고 사는 노숙자들이지만, 그녀 만큼은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그녀가 지닌 특별한 예언 능력으로 인해 노숙자들은 차츰 변해간다. 노숙자들은 자신들을 외면한 세상을 위해 테러를 막는 전사가 되거나,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현실 세계와 맞서 싸우기도 하며 힘을 모아 미래의 재앙에서 인류를 구원하려고 노력한다.

‘카산드라의 거울’은 남자 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베르베르는 지난해 9월 방한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준비 중인 ‘카산드라의 거울’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인 김예빈”이라며 “한국 독자 여러분을 생각하며 썼다”고 말해 다시 한번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소설 속의 김예빈은 어린 시절 난민으로 프랑스에 흘러 들어간 탈북자 출신의 한국인이다. 베르베르는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나는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신작은 기존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환상성에 주로 기대던 예전과는 달리, 사실적인 공간 설정, 적나라한 묘사, 어느 때보다도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이 담겨 있어 ‘새로운 베르베르’를 느끼게 한다. 쓰레기 하치장을 무대로 거친 욕설과 엽기적인 식생활 등 현실의 악취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던진다. 그러나 인물들이 겪는 극적인 상황에서 베르베르다운 상상력의 기발함이 넘친다. 특히 ‘5초 후 사망 확률’을 예언하는 시계는 베르베르다운 상상력이 담긴 소품이다.

‘카산드라의 거울’이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은 ‘미래’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이런 질문을 끝없이 던진다.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는가, 볼 수 있다면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고,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을 때,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베르베르는 2010년 4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 1위로 꼽힌 바 있다. 베르베르의 한국 사랑도 이미 널리 알려졌다. 한국을 다섯 번이나 다녀간 베르베르는 지난 5월 ‘2010 서울국제도서전’의 ‘저자와의 대화’에서 “다음 생에 태어나면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다.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달콤하고 즐거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데뷔작인 ‘개미’가 130만부 이상 팔리는 등 한국에서만 베르베르의 작품이 모두 500만부 이상 판매됐다. 팬클럽 회원만 70만 명이나 된다.

작가로서 나를 발견해준 최초의 나라가 한국이라면서, 프랑스에 이은 제2의 조국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베르베르. 한국인 주인공을 내세운 이번 신작을 통해 또 한 번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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