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크라이슬러가 한가족이라고?…‘한지붕 자동차 브랜드’ 어떤 것이 있을까

벤츠와 크라이슬러가 한가족이라고?…‘한지붕 자동차 브랜드’ 어떤 것이 있을까

  • 신만기 기자
  • 승인 2010.10.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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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와 벤츠, 토요타와 렉서스, 닛산과 인피니티…’

이 자동차브랜드의 조합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정답은 모자(母子)브랜드 즉 동일한 족보를 갖고 있는 가족브랜드라는 점이다. 얽히고 설킨 자동차 브랜드간의 족보관계를 살펴보았다.

국내 대기업 회장의 애마로 잘 알려진 마이바흐는 독일 명차인 벤츠와 함께 메르세데스 그룹의 브랜드다. 일본의 토요타, 닛산은 해외시장에서 기존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럭셔리 브랜드로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탄생시켰다.

최근 국내에서도 많이 보이기 시작한 십자가 모양 엠블럼의 시보레, 럭셔리 세단으로 유명한 캐딜락, 밴 차량으로 유명한GMC는 모두 거대 자동차 업체인 GM산하의 브랜드다. 머큐리, 링컨, 재규어 등은 포드 자동차 식구들이며, 이제는 4WD의 보통명시기 지프와 당당한 외관으로 어필하고 있는 닷지 역시 크라이슬러 그룹의 식구들이다.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가면 메르세데스와 크라이슬러는 모두 다임러 크라이슬러라는 이름 아래 있다.

인수합병으로 덩치가 커진 경우에도 대부분 브랜드명과 고유의 엠블럼을 사용한다. 개성이 다른 브랜드를 억지로 통합하는 것보다 각각을 유지하는 것이 시장세분화 공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메르세데스 그룹의 마이바흐가 최상위 고급세단을 공략하고 벤츠가 그 아래의 라인업에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GM은 세단시장은 시보레와, 캐딜락이, RV에서는 GMC가 주력하는 방법으로 각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혀오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전략은 시장의 변수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차량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의 경우는 해당 차량 모델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통합 브랜드의 경우 전사적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개별브랜드가 존재하는 경우 피해를 해당 브랜드로 한정시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GM산하 시보레와 GMC는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었는데, 이 때 판매량 저하와 이미지 하락들의 영향에서 고급세단 브랜드인 캐딜락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국내에서는 아직 모자브랜드를 찾아볼 수 없지만,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 기아차 오피러스와 모하비, 그리고 GM대우 알페온 등이 독립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선점하고자 할 때, 기존 메이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방해요소 일 수 있어 자체적인 엠블럼을 사용하는 경우다. 그러나 국내시장 중에서도 고급세단만을 대상으로 한 시도는 큰 성과를 확인할 수 없었고, 엠블럼만 독립적일 뿐 타 모델들과의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최근 미국에서 한 국내자동차 모델이 14만대를 리콜하는 상황이 발생해 기업 이미지 약화의 우려를 낳고 있는데, 한번의 위기로 장기간 쌓아온 한국차의 이미지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어 조심스럽다. GM과 토요타의 사례를 교훈삼아 한국차의 이미지를 뛰어넘고 유연한 시장적응이 가능한 개별브랜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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