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지역 막걸리 전국 냉장유통 시작

CJ제일제당, 지역 막걸리 전국 냉장유통 시작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0.07.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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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지역의 명품 막걸리들을 이제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게 됐다. 본격적인 막걸리 전국 냉장유통시대가 열리면서 업계의 품질 업그레이드 경쟁도 더욱 촉발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대표 김진수)은 이달 중순부터 충북 제천, 전북 전주, 경남 창녕의 대표 지역막걸리 업체의 막걸리를 전국에 냉장 유통한다. 맛과 품질이 좋으면서도 영세한 사업규모로 전국 유통이 불가능했던 지역 막걸리가 다양한 소비자들과 만나게 됐다. 지역의 막걸리가 전국에 본격적으로 냉장유통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이 유통대행하는 막걸리는 ‘용두산조은술’(충북 제천 지역업체)의 <대강소백산막걸리>, ‘우포의 아침’(경남 창녕 지역업체)의 <탁사마>, ‘전주주조’(전북 전주 지역업체)의 <전주생막걸리> 3개 브랜드이다. 뛰어난 막걸리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업체들이 생산을 맡고, CJ는 유통 ? R&D ? 품질관리 마케팅 ? 영업 ? 글로벌수출 등을 적극 지원하는 상생 협력 모델을 추구한다. 기존 막걸리 업체들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제조는 하지 않고, 업체들의 취약점인 유통과 R&D, 품질관리를 도와 막걸리 품질향상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주류 원산지표시제와 막걸리 품질인증제를 앞두고 막걸리 품질 개선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CJ제일제당과 막걸리 지역업체의 상생 비즈니스가 업계에 좋은 롤(role)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준봉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부장은 “전국 각 지역의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오랜 전통과 제조비법을 갖고 있지만 사업규모가 영세해 품질관리와 R&D, 유통망 확충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막걸리 열풍이 계속 이어져 막걸리가 한국 대표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품질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CJ측은 이를 위해 협력업체 선정을 하는 과정에서 전국 각지의 막걸리 제조업체를 연구팀이 직접 방문해 제조공정과 품질, 위생기준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점에 대해 컨설팅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신경 쓴 것은 품질 표준화와 위생기준 개선이다. 그 동안 막걸리는 같은 브랜드인데도 맛이 제각각 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남에 따라 맛이 변하는 등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는 제조공정이 표준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CJ는 제조공정 중과 제조 후에도 계속 품질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방법을 매뉴얼화 해 품질 표준화를 제조업체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또 그 동안의 식품안전 노하우를 발휘, 위생기준에 대한 체크사항을 꼼꼼이 점검하고 시설 개선을 리드했다. 최준봉 부장은 “앞으로도 품질 표준화와 위생기준 개선에 의지가 있는 영세 제조업체에는 CJ의 노하우를 살려 품질 개선에 대한 조언을 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막걸리 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용기 문제도 해결했다. 생막걸리는 효모가 생성하는 탄산가스 때문에 막걸리가 새거나 병을 딸 때 한꺼번에 막걸리가 뿜어져 나오는 문제점이 있었다. CJ제일제당 포장개발센터에서는 막걸리 용기 안의 탄산가스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하면서 막걸리는 새지 않는 병마개를 개발해 계약업체에 로열티없이 제공했다. 이 특수 병마개는 탄산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며 바깥 공기의 자유로운 유입으로 인한 미생물 증식을 막아준다. 용기 문제가 해결되면서 기존에 10일 안팎이었던 유통기한도 15일로 늘렸다.

CJ와 손을 잡은 3개 업체는 전국의 제조업체 중에서 맛과 품질이 뛰어나고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춘 대표적인 막걸리 업체들이다. 각자 해당 지역에서는 명성에 걸맞게 높은 소비자 선호도를 자랑하지만, 사업적인 영세성으로 인해 지역 내에서만 제품이 유통되는 한계가 있어왔다. 3개 브랜드는 모두 국산쌀을 쓰며 유산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로 100% 신선 냉장 유통된다. 두부, 콩나물, 햄, 어묵 등 다양한 신선제품 군을 갖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냉장유통 노하우를 발휘해 품질 좋은 막걸리를 신선한 상태로 전국 각지에 선보일 예정이다. 막걸리 제조업체명과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되며, 이 3개 브랜드의 품질과 위생에 대해 CJ가 소비자에게 보증한다는 의미로 ‘우리대표막걸리’라는 보증마크가 제품에 표시된다.

CJ제일제당은 낙후된 국내 막걸리 유통시스템을 개선하면서 궁극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CJ의 해외수출 네트워크와 CJ그룹내의 외식체인을 활용해 막걸리 세계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출범한 CJ푸드빌의 비빔밥 전문 레스토랑 ‘비비고’ 가 좋은 예다. 2015년까지 전세계에 1000개의 해외 지점을 오픈할 목표를 세우고 있는 비비고의 경우, 비빔밥과 차돌박이 숯불고기 등의 한식메뉴와 슬로푸드인 막걸리가 맛과 건강성 면에서 매우 잘 어울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11월께에는 해외 수출이 본격 스타트된다. 국내 막걸리 수출은 지난 한해 627만달러로,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편중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미국 중국 등의 교포시장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막걸리 수출을 확산시키기 위해 여태까지 막걸리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던 국가와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 막걸리 마케팅팀 신영식 부장은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 중국 고량주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술과 음식은 함께 어우러져 전파되기 때문에 식품, 외식에 강점을 갖고 있는 CJ가 막걸리 수출에 나서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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